전염병과 마주한 기독교(9). 안명준외 17명(다함)

맑은하늘
20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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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교회 역사에서 본 전염병과 기독교(1)

<9>초대교회 당시의 전염병(이상규)

초대교회시절 첫 3세기 동안 두 차례의 국제적인 전염병이 발생했습니다. 천연두로 추측되는 첫 번째 역병은 2세기 중엽(165년), 겨울에 발생하여 180년까지 15년간 로마 제국 전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홍역으로 추측되는 두 번째 역병은 249년에 시작되어 262년까지 도시와 농촌 전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첫 번째 역병으로 로마제국 인구의 4분의 1이상이, 심지어 3분의 1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두 번째 역병으로 알렉산드리아 인구의 3분의 2가 죽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자연과학이나 의학이 발전하지 않은 시대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종교가 역병의 창궐에 대해서 답을 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방종교는 역병에 대한 답을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교도들은 도피를 최상의 대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픈 가족과 이웃을 버리고 안전한 곳을 찾아 도피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근본적으로 모든 질병을 인간의 죄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시89:31-33). 교회는 하나님이 역병을 발생시키기도 멈추기도 하실 수 있는 분임을 믿었기에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바라면서 기도할 것을 가르쳤습니다. 교회는 도피가 최상의 길이 아니라 함께 보살피고 배려하고 사랑으로 질병을 극복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기독교가 조직적인 박해를 받고 있었음에도 기독교적 가치를 드러내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방인들을 비롯하여 감염된 모든 사람들을 사랑으로 보살폈고 소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베풀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감염될 수도 있는 죽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실천하라고 가르쳤고 실제로 실천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겨난 단어가 ‘파라볼라노이’ 곧 ‘위험을 무릅쓰는 자들’이라는 단어였습니다. 3세기 당시 기독교 공동체는 ‘파라볼라노이’라는 칭호로 불렸습니다.

역병이 창궐했을 때, 그리스도인들은 기본적인 간호(물과 음식 제공 등)만으로 쇠약해진 환자들의 건강이 회복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방종교 신봉자들에 비해 기독교 공동체의 생존율이 월등이 높았으며, 기독교인들이 보여주었던 행동으로 말미암아 기독교로 개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역병이 발생했을 때, 기독교는 절망에 빠진 민중들에게 소망을 주었을 뿐 아니라 이교도가 쇠퇴하고 기독교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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